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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제약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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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효과 확인된 비만 치료제, 가능성 어디까지?
등록일
2023-05-17
작성자
바이오제약공학과
조회수
93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GLP-1, 바이러스·암세포 공격하는 자연 살상 세포 활성화시켜...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GLP-1 유사체를 활용한 비만 치료제가 체중 감소를 넘어 암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관심이 일고 있다.

삭센다를 시작으로 위고비, 마운자로 등 대세를 이루고 있는 비만 치료제는 모두 GLP-1 유사체를 활용한 것들이다.  삭센다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과반을 점유하고 있고, 성능이 향상됐다는 위고비와 20% 이상의 효과를 보인 마운자로는 이미 차세대 블록버스터로 꼽히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라는 같은 성분을 기반으로 한다. 사실 상 같은 약이지만, 각자 가지고 있는 적응증이 다를 뿐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다. 시작은 ‘당뇨’ 치료였다. 개발이 진행되던 중, 당뇨병 관리에 있어 중요한 체중 감량에도 효과가 높다는 것이 밝혀졌고, 개발사들은 이를 활용해 비만 치료제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가며 큰 성공을 거뒀다.

아일랜드 메이누스 대학(Maynooth University in Ireland)의 연구진은 최근 오비시티 저널(Journal Obesity)을 통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 일부 면역세포의 기능을 재생시켜 항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20명의 비만 환자에서 항암 면역세포 중 하나인 자연 살상 세포가 회복됐다는 내용이다.

자연 살상 세포는 바이러스와 암세포를 공격하는 백혈구의 한 종류로, T, B 세포와 같은 계열이지만, 특별한 활성화나 자극 없이 바이러스와 암세포를 공격하기 때문에 ‘자연’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자연 살상 세포의 활성은 비만 초기에는 증가한다. 하지만 세포가 지방 조직으로 이동하면서 몸 속 염증을 자극함에 따라, 말초 순환에 있는 세포들은 체중 증가가 지속되면서  그 기능을 잃는다. 즉 과체중이 유지되면서 자연 살상 세포는 더 이상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이는 과체중인 사람들이 정상체중 사람들보다 암 발병률이 왜 더 높은지 설명하는 하나의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연구진은 GLP-1이 자연 살상 세포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당뇨가 없는 비만 환자의 혈액을 뽑아 자연 살상 세포에 장애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오젬픽과 위고비의 주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일주일에 한 번 투여했다. 투여는 일반적인 시작 용량인 0.25mg에서 시작해 6개월 동안 최대 1mg까지 용량을 늘렸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한 경험이 없었다.

6개월 뒤 연구진이 이들 환자 그룹의 혈액 샘플을 다시 살펴본 결과, 자연 살상 세포의 수는 증가하지 않았지만, 세포 기능이 향상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연 살상 세포가 바이러스나 암세포를 공격하는 데 사용하는 염증 분자인 ‘사이토카인’을 전보다 더 많이 생성하기 시작한 것. 또한 자연 살상 세포 내에 일어나는 대사 과정의 다양한 구성 요소가 복원된 것을 확인했다.

더 나아가 체중 감소와 자연 살상 세포의 대사 및 사이토카인 생산량 사이에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체중 감량이 아닌 세마글루타이트 속 GLP-1 유사체가 자연 살상 세포를 활성화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들의 혈액으로부터 자연 살상 세포를 채취해 연구실에서 직접 GLP-1을 활용한 치료를 진행했고, 그 결과 동일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앤드류 호간 박사(Andrew Hogan Ph.D.)는 “이번 연구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아주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해 냈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더 많은 연구들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