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체질의학교실

이제마는 『東醫壽世保元』 醫原論에서 “옛날 의사들은 마음의 愛惡所欲과 喜怒哀樂이 편착되어 병이 되는 줄은 모르고 단지 水穀의 不適으로 脾胃를 상하거나 風寒暑濕과 같은 外邪가 촉범하여 병이 되는 줄만 알아서…”라고 기존 의학의 시각에 대하여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상의학의 기본 시각이 자연위주 사고에서 인간본위의 사고로, 물질위주에서 정신위주로 이동해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이러한 사상의학의 원리에 관한 연구는 이제마의 의학관과 인간관을 심도 있게 파악하여 의학적으로 건강한 삶뿐만 아니라 성정의 원리에 입각하여 성인의 생활섭생을 목표로 하는 지표를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이제마의 저서 중 『格致藁』·『濟衆新編』·『附遺藁秒』에 “道로써 천하를 평정하는 것을 일컬어 知命이라 하고, 德으로써 一身을 닦는 것을 일컬어 樂天이라 한다. 옛날에 계셨던 성인이 지극한 심정으로 나에게 告하시니 내가 성인을 생각하고 사모함에 마침내 여기에 이르렀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주자, 정자를 비롯한 이제마 이전의 모든 사상가들을 뛰어 넘어 직접 공자, 맹자를 상대하였다는 자부심과 함께 자기 철학의 연원이 고대의 유학으로부터 직접 출발하고 있음을 암시해 주는 고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마가 살았던 시기는 조선 후기 세도정치 속에서 삼정의 문란, 신분제의 변화, 민란의 발생, 외세의 침투 등 극심한 정치사회적 변혁기로서 새로운 질서와 변화가 요구되는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이제마는 유학자로서, 또 한편으로는 목민관으로서 정치와 민생을 건질 새로운 지도사상이 필요하다고 인식 하였으며, 그러한 자신의 철학을 『格致藁』라는 저서 안에 담아내었고, 이는 『東醫壽世保元』의 性命論·四端論·擴充論·臟腑論을 통해 의학사상으로 연결이 됩니다.

따라서 철학적·의학적 배경에 대한 연구와 논의는 이제마의 사상의학의 근간이 되는 四物類的 요약정신을 파악하고 의학에 연계하여 자신의 사상을 펼치고 있는 내용을 다루며, 이를 통해 이제마의 인간관과 의학관을 이해하고 확충 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사상인을 진단하는 과정에 대하여 동의수세보원에서는 체형기상, 용모사기, 성질재간, 병증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내용을 근간으로 하여 현재까지 연구된 객관화된 진단방법으로는 사상체질분류검사지(QSCCⅡ), 안면형상계측법, 체간측정법등이 있습니다. 이렇듯 사상체질 진단에 대한 연구는 이제마의 辨證 理論을 근거로 연구되고 있으며 보다 객관화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제마는 동의수세보원에서 사상인에 따른 체질병증약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각 사상인에 따라 잘 걸리는 병이 있고 잘 걸리지 않는 병이 있으며, 질병이 발생하였을 때 각 체질에 따라 맞는 약물과 약방이 있다는 이론입니다. 즉 사상의학에서는 같은 證狀이라도 體質에 따라 다른 治法과 藥方을 사용하고, 그로 인한 질병의 예후까지도 관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상체질 병증에 대한 표준화 연구는 사상의학의 이론적 근거와 임상적 연구가 병행되어 근거의학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상의학에서는 각 체질별로 가장 적합한 약물을 제시하고 있으며 약방 또한 체질에 따라 구분된 약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기존의 시각에서는 외적으로 발현되는 病證을 바탕으로 疾病의 症狀을 관리하는 對證的 측면성을 중심으로 처방들이 구성되고 발전되었습니다.

그에 반해 사상의학에서는 체질병증약리라는 큰 틀 안에서 각 사상인에 따른 병증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약물과 약방을 선택하며, 處方用藥의 목표가 사상인의 保命之主의 확보와 유지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체질병증에 관한 연구와 더불어 약물과 약방에 대한 연구는 그 약물과 약방이 하나의 병증에 대한 對證的 측면이 아닌, 체질병증약리라는 틀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그 활용에 대한 범주와 용례가 확대되어 가고 있습니다.

사상의학은 임상적으로 그 활용도가 매우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마가 제시한 체질병증은 각 체질별로 나타날 수 있는 대표병증의 모습이며, 임상적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질환들을 해소하는데 있어 각 체질별로 접근하는 지표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표들은 사상의학적 시각으로 현대 의학적 질환들을 치료하는 데 활용할 수 있고, 그 치료 효과 면에서도 우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각 질환들에 대한 임상적 연구는 사상의학적 시각을 가지고 각 체질의 保命之主를 유지 확보하는 관점에서 체질진단, 체질병증의 파악, 체질약방의 활용을 통해 근거 중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상의학에서는 素證의 개념을 제시하여 體質病證과 구분하여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는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사상인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의 개념이며 이러한 증상들은 각 체질적 병증 발병의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命脈實數와 生息充補之道의 개념을 두어 건강한 상태와 건강하지 못한 상태를 구분하여 총 8단계로 구분하고 각각의 단계에 있어서 어떠한 섭생이 필요한가를 제시하고 있으며 인체 正氣의 회복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질병의 예방의학적 접근이 가능하며, 사상의학을 통한 질병 예방은 병증이 발생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心적인 면에서 性情 偏急의 조절, 身적인 면에서 邪心과 怠行의 경계를 통하여 인간 삶의 질적인 부분까지도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하는데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